2022.10.No.43

청송

나 자신을 만나는, <인문학이 왜 거기서 나와?>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로 이루어진 초연결 기반의 지능화 혁명을 뜻한다. 코로나 19로 인해 찾아온 급격한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은 사회에 많은 변화를 낳았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더욱 거세져 본격적으로 그 시대가 도래했음을 체감할 수 있는 가운데, 이런 상황에서 인문학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지금까지 인문학은 산업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과학, 기술 등의 실용 학문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자 사회에서 점차 외면받고 있었다. 그런데 산업 자본주의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문학의 가치가 재발견된다는 말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말일 것이다. 인문학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언어, 문학, 예술, 철학, 역사를 연구하고 인간 존재와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성공을 위해서는 과학기술 분야의 중요한 역할에 더하여 그 핵심 기술에 근거한 인간의 창의력, 감성, 도덕성 등 인문학적 자산의 결합이 선행되어야 한다.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의 행복한 삶이고, 이는 결국 인간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주체는 여전히 인간이기 때문이다. 고도의 산업사회가 되어도, 혹은 오히려 고도의 산업사회이기에 인문학적 창의력과 상상력을 추구하는 일은 결국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며,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다. 과학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결국 수단에 불과하고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문학적 소양과 지성을 겸비한 융복합 인재가 미래 시대를 선도하는 주역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송하우스 RC들이 ‘인문학’이라는 단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극복하고, 우리의 일상과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서 인문학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문학이 여기서 왜 나와> 프로그램이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커리어 연세를 통해 RC 학생들의 신청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20명의 RC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인문학이 왜 거기서 나와?>에 참여한 RC 학생들은 9월 8일부터 9월 25일까지 프로그램 담당 RA의 발제문을 바탕으로 감상문을 작성하여 제출했다. 1차시의 발제문은 ‘나(我)’에 관한 것으로 자신의 감정, 생각, 가치관에 대한 고찰을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감상한 문화 콘텐츠와 연결시켜 생각하는 글이었다. 궁극적으로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비록 정답은 없지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RC들에게 주어졌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고민을 읽어보는 경험도 새로운 것이었는데, 9월 26일부터 9월 28일까지 RA가 RC들이 발제문을 보고 작성한 감상문에 대한 코멘트를 전달하고 아카이빙하여 공유하였다.

[사진] 인문학이 왜 거기서 나와 발제문 

 <인문학이 왜 거기서 나와?>를 진행한 김수진 RA는 “자신의 역량을 발전시키고,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기 위해서 인문학적 사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최근의 대학에서는 어떤 계기가 없다면 자발적으로 문화 텍스트를 향유하고 인문학적 사고를 하는 것이 점점 더 적어지고 있다고 보았다. 이에 RC 학생들이 1학년 생활을 하는 동안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학’이라는 단어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극복하고, 우리의 일상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인문학을 발견할 수 있음을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다.”라고 기획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이 프로그램은 총 3차시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다. 차시마다 세부적인 주제는 다르지만, 이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대주제를 만들고 싶었고, 어떤 주제가 RC 학생들에게 가장 좋을지, 어느 정도 난도가 있는 주제여야 할지, 어떻게 생각을 이끌어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에 주변 친구들에게 1학년 때의 경험을 물어보았고, 고등학교와는 질적으로 다른 대학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맞닥뜨린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프로그램의 전체 테마를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으로 잡았고, 1차시 주제는 ‘나(我) - 나의 기질, 감정과 생각은 어떠한가?’ 2차시 주제는 ‘나와 사회 - 나는 어떤 사회적 영향을 받아왔고, 받고 있는가? 나는 어떻게 구성된 사람인가?’로, 3차시 주제는 ‘나와 미래 - 내가 그리는 나의 진로나 인생의 최종적인 목표’로 설정했다.”라며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세세하게 고려한 지점을 설명해주었다. 마지막으로 “현재 1차시 프로그램을 완료한 상태이고, 굉장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기대보다도 RC 학생들이 더 성실하게 감상문을 작성해주었고, 학생들의 감상문을 보며 진심으로 감상문에 대한 답글을 작성했다. 그리고 이후 개인적으로 받은 피드백에서 RC 학생들이 답글과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높음을 알 수 있었고,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연습을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어 처음 프로그램을 기획한 의도대로 잘 마무리가 되었다는 생각에 안도감도 들었다. RC 학생들이 좋은 피드백을 준 덕분에 2차시, 3차시를 더욱 잘 진행하게 될 동력을 얻게 된 것 같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사진] <인문학이 왜 거기서 나와?> RA 피드백

 우수 RC로 선정된 박현진 RC는 “2학기에 들어서 매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과제도 많고 대면 수업에도 적응하느라 힘든데 알바와 과외까지 병행하면서 생각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런 나에게 ‘복잡한 현생을 잠시 멈추고 나에 대해 차분히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그래서 신청하게 되었다.”라고 프로그램 선택 이유를 밝혔다. “우선, 가장 좋았던 점은 RA님의 발제글 이었다. 그냥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면 어려웠을텐데 발제글을 읽고 ‘아픈 기억을 보듬어주고 감춰둔 감정을 툭 터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인문학 콘텐츠를 선택하기도, 그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기에도 도움이 되었다. 발제글 자체가 위로가 된다는 느낌도 받아서, 프로그램 참여하는 내내 힐링이 많이 되었다.”라고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반면에 “모든 게 좋았지만, 글로만 소통해 약간 아쉬웠다. 대면이 아니더라도 줌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마지막에 적은 질문에 대해 자유롭게 답해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고 프로그램에 관해 첨언했다. 마지막으로 “처음 기대했던 그대로 활동 내내 힐링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이었다. 나를 PR하는 글이 아니다 보니 아주 오랜만에 나를 꾸미려 하지 않고 내 마음을 솔직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현생으로 돌아와서도 저와 툭 터놓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스스로를 보듬어주었던 것이 위로가 되고 있다. 이 시간이 오래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다.”고 프로그램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인문학이 왜 거기서 나와?>에 참여하면서 인문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주변의 친근한 일상에 인문학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앞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더욱 발전시키기를 기원한다.

By 청송하우스_한상빈RAView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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