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각자만의 레시피를 공유하다, <생협을 부탁해>
대한민국 입시를 겪은 친구들이라면, 학창 시절 학원이 끝나고 친구들과 함께 편의점에 가서 끼니를 때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때에도 아이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하여 자신들만의 조합을 만들어내고는 했다. 마크 정식부터 오감자 치즈 프라이 등 여러 편의점의 꿀조합을 찾아서 서로 SNS에 꿀 조합 레시피 공유했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일종의 추억으로 기억에 남았다.
연세대학교에는 없어서는 안 될 생활협동조합이 있다. 생활협동조합의 경우에는, 연세대학교 기숙사의 24시간의 식량과 생필품을 책임져주고 있다. 배달과 학식을 선택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음식을 구할 수 있는 이 장소에서, 학생들은 많은 끼니를 이곳에서 해결하면서 자신만의 꿀 조합을 만들었을 것이다. 강민주 RA는 이런 레시피를 서로 공유하면서 먹는 것을 넘어 서로 간의 음식에 담긴 기억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마치 생협을 하나의 냉장고로 보고, 냉장고 안의 식자재를 이용하여 음식을 만들었던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를 오마쥬하여 생협 안의 식자재를 활용하여 음식을 만드는 ‘생협을 부탁해’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다.
1,2 회차로 나누어 진행된 1,2회차로 나눠서 진행했던 ‘생협을 부탁해’는 10명의 선정된 RC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레시피 제출과 시식을 하는 RC들로 구성되었다. RC들은 자신의 생협 꿀조합 레시피를 구글폼을 통해 제출하고, 담당 프로그램 RA들은 관련 상품들을 생협, 근처 마트 등에서 사전에 준비했다. 그리고 시식을 맡은 RC들과 RA들을 모아서 각 메뉴의 레시피와 그 메뉴에 대한 설명(추억, 어떤 맛을 기대하고 만들었는지 등)을 발표하고, 마지막으로 음식을 서로 나눠 먹으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RA는 기억에 남았던 메뉴로는 치킨 샐러드, 망구르트, 닭가슴살 치즈 불닭이 있다고 말했다. 치킨 샐러드는 기존에 생협에서 매일 들어오는 싱싱한 샐러드와 싱싱함과는 거리가 먼 냉동식품인 포켓치킨을 활용해서 만들었다. 기존의 샐러드의 조금은 심심한 맛을 치킨으로 잡아주어 맛의 완성도를 높이는 센스가 눈에 띄었다. 망구르트의 경우에는 저당 요구르트와 제로 칼로리 망고 주스를 이용해서 만든 음료로, 제출된 꿀조합 레시피 중 유일한 음료 제품이었다. 목이 마른 심사자들을 위한 유일한 음료이자 다른 가공품인 망고 요구르트와 맛이 흡사하다는 점에서 고평가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닭가슴살 치즈 불닭이 있었는데, 메뉴 자체의 맛은 예상하는 맛 그대로였다. 하지만 자신의 입시 경험과 이 음식의 연관성을 밝히면서 음식의 추억을 공유하였기에 특별한 형태로 기억에 남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사람은 살기 위해서 음식을 먹는 것도 있지만, 식문화라고 하듯, 음식을 소화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추구하는 것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생협을 부탁해>는 함께 음식을 공유하고, 기억을 공유하며, 의식주 중 식(食)을 공유하는 등 RC 교육 중 공동체 의식을 잘 함양한 프로그램일 것이다.
By 청송하우스_정지용RAView 259